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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종교에 미혹되는 사람은 마치 불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과 같다

by 항래안방 2025. 5.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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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방의 최후

 

종교(宗敎), 최고의 가르침은 자각으로부터 시작된다

 

진정한 종교는 인간 내면에 이미 깃들어 있는 지혜와 자비를 일깨워,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을 스스로 찾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부처님은 우리를 대신해 구원하는 존재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눈을 뜨게 하여 고통의 원인을 바로 보게 하고, 그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보여주는 인도자이자 동반자이다. 우리는 그 가르침을 따라 스스로 깨달아야 하며, 구원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진리를 자각한 자기 자신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은 특별한 신비나 기적이 아니다. 그것은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세상의 이치를 밝게 꿰뚫는 지혜의 눈을 뜨는 것이다. 이 지혜는 특정한 사람에게만 허락된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본래 갖추어진 것이다. 부처님은 바로 이 점을 알리기 위해 세상에 오신 분이다. 당신의 지혜가 우리 모두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며, 우리가 그 지혜를 통해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자비 또한 마찬가지다. 부처님의 자비는 그저 연민이 아니다. 그것은 한없는 애틋한 마음, 남의 고통을 내 고통처럼 느끼고, 그 고통을 덜어주고자 나서는 사랑의 실천이다. 이 자비심은 인간이 본래 지닌 감정이며, 깨달음을 향해 가는 길에서 반드시 함께 길러야 할 마음이다.

하지만 종교에 미혹되는 사람은 마치 불을 향해 날아드는 나방과 같다. 진리의 빛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믿지만, 그것이 곧 맹목적인 추종이 되어 자신과 타인을 다치게 하기도 한다. 진리를 구하는 길에는 분별과 성찰이 필요하다. 외적인 권위나 기적에 기대기보다는,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고 깨닫는 힘이 필요하다.

 

불교는 우리가 자유로운 의지를 지닌 존재임을 전제로 한다. 우리는 과거의 업이나 신의 뜻에 완전히 얽매인 꼭두각시가 아니다. 오히려 밝은 지혜와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현실을 돌파하고, 새로운 삶을 창조할 수 있는 존재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 가지 잘못된 믿음에 속지 않아야 한다.

 

첫째, 모든 일이 과거에 이미 결정된 것이고 바꿀 수 없다는 믿음은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둘째, 모든 것이 전지전능한 존재의 뜻에 따라 일어난다는 믿음은 인간을 타력에 종속시키며 자율성을 빼앗는다.
셋째, 세상은 그저 우연의 연속일 뿐이라는 생각삶의 책임과 의미를 부정하게 만든다.

 

참된 종교는 인간이 그 어떤 운명이나 신비 앞에서도 주체성을 잃지 않고, 자신의 삶을 스스로 책임지고 걸어갈 수 있다고 가르친다. 부처님의 가르침은 두려움을 없애주고, 자유와 지혜를 밝혀주며, 고통의 원인을 이해하고 그 너머로 나아가는 힘을 준다. 그것이 바로 최고의 가르침, 즉 *종교(宗敎)*의 본뜻이다.

 

당신 안에 이미 그 모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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