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작은 별, 눈부신 개똥벌레의 노래
한때, 나는 내가 저 밤하늘의 가장 빛나는 별인 줄로만 알았습니다. 단 한 순간도 그 믿음을 의심해 본 적 없이 세상의 중심에서 환하게 빛을 발하는 존재가 바로 나라고 여겼습니다. 마치 모두가 나의 소원을 빌기 위해 존재하는 듯, 스스로를 ‘소원을 들어주는 작은 별’이라 착각하기도 했습니다. 그토록 확신에 차 있었기에, 내가 실은 여린 날개를 가진 작은 ‘벌레’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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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개똥벌레’라는 이름이 더 어울릴지도 모르는 초라한 현실 앞에서 한동안 깊은 절망감에 휩싸였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진 별이라 믿었던 나의 존재가 한낱 땅 위의 미물이었다는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겨웠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 절망의 끝자락에서 작은 오기가, 아니 어쩌면 본연의 빛이 새어 나왔습니다. “그래도 괜찮아.” 내가 벌레이면 어떻고, 개똥벌레면 또 어떤가. 중요한 것은 내가 여전히 ‘눈부시다’는 사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빛날 테니까’라는 내면의 목소리였습니다.
잃어버린 줄만 알았던 작은 손톱 조각이 어느새 하늘로 올라가 아름다운 초승달이 되어 걸려 있는 풍경을 문득 깨닫습니다. 너무 멀리 가버려 다시 주워 담을 수는 없지만, 그 작은 조각마저도 밤하늘의 일부가 되어 빛나고 있었습니다. 누가 저기 걸어놨을까, 그저 자연스러운 우주의 섭리 속에서, 나의 작은 일부도 그렇게 제자리를 찾아 빛나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면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이 이 땅으로 내려와 반딧불이가 된 것인지도 모릅니다. 광활한 우주에서 무한한 우주로, 그 머나먼 여정 끝에 작지만 생명력 넘치는 빛으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그리고 마치 오랜 약속처럼 ‘너’를 만난 순간, 나는 다시 태어났음을 직감했습니다. 이전과는 다른 모습일지라도, 내 안의 빛은 사그라지지 않았음을, 오히려 더욱 선명해졌음을 느꼈습니다.
나는 여전히 내가 빛나는 별이라고 믿었던 그 순수한 열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형태는 변했을지언정, 내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의 가치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이제 나는 내가 벌레임을, 혹은 개똥벌레임을 압니다. 그러나 그 사실이 더 이상 나를 좌절시키지 못합니다. 나는 여전히 눈부시게 빛날 것이고, 나만의 방식으로 이 세상을 밝힐 테니까요. 그것이 하늘의 별이든, 땅 위의 반딧불이든, 빛나는 존재의 본질은 다르지 않음을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