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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노트

가난을 걱정하기 전, 우리는 무엇을 믿고 살아가는지 되돌아 보자!

by 항래안방 2025.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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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의 불확실성과 진정한 안정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_정약용 >

 

많은 이들이 가난을 두려워한다. 돈이 없으면 불행하다는 생각, 집 한 채 없으면 삶이 불안정하다는 믿음은 너무나도 보편적이다. 그러나 세상의 이치에 대해 한 걸음 물러서 바라보면, 우리가 안정이라 믿는 것들조차 실상은 무상함 속에 떠다니는 환영일 뿐이다.

 

자연은 끊임없이 변한다. 봄이 오면 새싹이 돋고, 가을이 오면 낙엽이 진다. 풀과 나무는 한철 푸르르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시들고 마른다. 수백 년을 버티는 소나무와 잣나무조차 언젠가는 바람에 꺾이고 벌레에 먹혀 사라진다. 이런 무상한 세상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논과 밭, 집과 같은 부동산만큼은 예외라고 믿는다. 종이에 적힌 소유권 문서를 손에 쥐고, 그것이 나의 안정과 미래를 보장해줄 것이라 생각한다. 바람에도 날아가지 않고, 불에도 타지 않으며, 도둑이 훔쳐 갈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 믿음은 타당한 것일까?

부동산증서(ChatGPT Image)

 

실제로 소유권 문서를 들춰보면, 백 년이란 세월 동안 소유자가 일곱 번, 여덟 번씩 바뀐 경우가 허다하다. 오늘의 내 땅이 내일은 타인의 것이 될 수 있고, 지금 내 집이 훗날 남의 소유가 될 수도 있다. 그 긴 세월 동안 사람은 죽고, 가족은 흩어지고, 재산은 흘러다닌다. 소유란 결국 잠시 머무는 인연일 뿐이다.

 

이러한 현실을 깨닫는다면, 부동산 소유권을 안정이라 여기는 마음은 그저 착각에 불과하다. 나는 이를 음탕한 여자가 여러 남자를 바꾸는 것에 비유한다. 기녀의 정절을 믿는 것이 무모하듯, 부동산 소유권의 영속성을 믿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말이다. 다소 과격한 표현일 수 있으나, 그만큼 강한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

 

따라서 가난을 걱정하기 전에, 우리가 무엇을 믿고 살아가는지를 먼저 되돌아보아야 한다. 세상은 본래 불확실한 것이며, 진정한 안정은 외부의 소유물이 아니라 내면의 평정에서 비롯된다. 부동산이 없다고 삶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며, 가진 것을 잃었다고 존재 자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삶의 본질은 소유에 있지 않고, 존재 그 자체에 있다.

우리는 풀처럼 흔들리고 나무처럼 꺾이며 살 수밖에 없는 존재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태도, 변화 속에서 중심을 잡는 마음이야말로 진짜 ‘든든함’이 아닐까. ‘가난을 걱정하지 마라’는 말은, 소유보다 존재를, 물질보다 정신을 먼저 바라보라는 깊은 통찰이다.

 

관련된 책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클릭)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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